명왕성, 행성에서 쫓겨났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녀석
2006년에 명왕성이 행성에서 왜소행성으로 강등당했을 때 진짜 충격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외워왔던 "수금지화목토천해명"에서 명이 빠진다니! 그런데 2015년에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 사진을 보내왔는데,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 바뀌었어요. 이 녀석, 생각보다 훨씬 재밌는 곳이더라고요.
추운 곳인데 의외로 활발해?
명왕성이 태양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아세요? 무려 60억 킬로미터예요. 이 정도면 햇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것보다 1600배나 약하게 도착해요. 당연히 얼어붙은 죽음의 세계일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웬걸, 뉴호라이즌스 사진을 보니까 표면에 분화구가 거의 없는 매끈한 평원이 있는 거예요! 이게 뭔 뜻이냐면, 비교적 최근까지도 뭔가 표면을 새로 만드는 일이 일어났다는 거죠. 하트 모양으로 생긴 스푸트니크 평원은 질소 얼음으로 되어 있는데, 마치 꿀처럼 흘러내린 것 같은 모습이 정말 신기했어요.
대기도 있고 계절도 있다고?
명왕성한테 대기가 있다는 거 아셨어요? 물론 엄청 얇긴 하지만, 질소로 이루어진 대기가 있어요. 그리고 계절에 따라서 이 대기가 변해요. 문제는 명왕성의 1년이 지구로 치면 248년이라는 거... 계절 하나가 우리 인생보다 길어요. ㅋㅋ
대기 구조도 예상외로 복잡하더라고요. 높은 곳까지 층층이 쌓여 있는데, 이게 햇빛과 만나면서 만들어내는 현상들이 정말 아름다워요.
카론이라는 절친이 있어요
명왕성의 가장 큰 위성이 카론인데, 이 둘 관계가 좀 특별해요. 보통 위성이라고 하면 행성 주변을 도는 거잖아요? 근데 카론은 크기가 명왕성의 절반 정도나 돼서, 마치 쌍둥이 행성처럼 서로를 중심으로 돌고 있어요.
더 신기한 건 둘이 서로한테 항상 같은 면만 보여준다는 거예요. 마치 손잡고 빙빙 도는 아이들 같달까요? 카론 표면도 보면 거대한 협곡들이 있고, 극지방은 까맣게 변색되어 있는데, 이게 명왕성 대기에서 날아온 물질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해요.
태양계 역사의 타임캡슐
명왕성이 있는 카이퍼 벨트는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의 원시 재료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에요. 46억 년 전 태양계 초창기 모습을 간직한 우주의 화석창고 같은 거죠.
명왕성 표면에서 발견되는 여러 얼음들 - 메탄, 질소, 일산화탄소 이런 것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변화하는지 보면, 생명체 없는 환경에서도 얼마나 다양한 화학 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정말 자연이 만들어내는 실험실 같아요.
다시 가려면 언제쯤이나...
뉴호라이즌스는 그냥 스쳐 지나가면서 사진 찍고 간 거라서, 제대로 된 연구를 하려면 궤도선을 보내야 해요. 문제는 명왕성이 너무 멀어서... 현재 기술로는 가는 데만 10년 가까이 걸려요.
그래도 허블망원경이나 앞으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 계속 관찰할 수 있으니까, 조금씩이라도 더 많은 걸 알아갈 수 있을 거예요.
명왕성이 가르쳐준 것들
솔직히 명왕성이 행성에서 빠졌을 때는 좀 섭섭했어요. 하지만 지금 보면 왜소행성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대표주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명왕성 덕분에 우리는 태양계 끝자락까지도 정말 흥미로운 세계들이 숨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춥고 어두운 곳이라고 해서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을 완전히 깨뜨려줬죠.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명왕성 표면을 걸어다닐 수 있는 날이 올지도 궁금해요. 물론 우리 세대는 어렵겠지만, 미래에는 가능할지도 모르잖아요? 그때가 되면 명왕성에서 바라본 태양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만 해도 설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