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자리, 찾기는 어려워도 이야기는 풍성한
물병자리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아마 점성술부터 생각나실 텐데, 저는 처음에 이 별자리 찾으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요. 가을 하늘에 있다고 하길래 찾아봤는데... 별이 다 어둡고 모양도 애매해서 진짜 힘들었어요. 그래도 알고 나면 나름 재밌는 이야기가 많은 별자리예요.
물을 쏟는 청년의 모습
물병자리는 물병을 들고 물을 쏟고 있는 청년의 모습을 나타내요. 그런데 솔직히 별자리 모양만 보면 물병은커녕 청년도 잘 안 보여요. ㅋㅋ 상상력이 정말 많이 필요한 별자리죠.
핵심은 물을 쏟는 물줄기 부분이에요. 물병자리 제타별 근처에서 시작해서 아래쪽으로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별들이 물줄기를 표현한다고 해요. 이 부분이 그나마 제일 찾기 쉬운 부분이에요.
별들이 다 어두워서 찾기 어려워요
물병자리의 가장 큰 문제는 밝은 별이 거의 없다는 거예요. 가장 밝은 별인 사달수드(베타별)도 겨우 3등급 정도밖에 안 돼요. 도시에서는 거의 안 보일 정도죠.
그래서 물병자리 찾으려면 꼭 깜깜한 곳에 가야 해요. 시골이나 산에 가서 보면 그나마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처음 제대로 본 건 강원도 어떤 펜션에서였는데, 그때서야 "아, 이게 물병자리구나" 싶었어요.
가니메데스의 슬픈 이야기
그리스 신화에서 물병자리는 가니메데스라는 트로이의 왕자예요. 너무 잘생겨서 제우스가 독수리로 변신해서 납치해간 불쌍한 청년이죠. 올림포스에서 신들에게 술을 따라주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해요.
뭔가 슬픈 이야기인데, 별자리로는 아름답게 기억되고 있어요. 가니메데스 옆에는 독수리자리도 있어서 둘이 함께 하늘에 올라있어요. 신화 속 이야기가 그대로 별자리로 이어진 셈이죠.
물병자리 시대가 온다고?
요즘 '아쿠아리우스 시대'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점성술에서 말하는 건데, 춘분점이 물병자리로 이동한다는 이야기예요. 대략 2150년쯤부터 물병자리 시대가 시작된다고 하네요.
뭔가 영적이고 평화로운 시대가 온다고 하는데... 글쎄요, 저는 그냥 별자리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람들이 희망을 품는 건 나쁘지 않잖아요?
가을철 사각형으로 찾아보세요
물병자리 찾는 팁을 알려드릴게요. 가을에 남쪽 하늘을 보면 페가수스 사각형이 있어요. 거기서 동쪽으로 가다 보면 물고기자리를 거쳐서 물병자리가 나와요.
또 다른 방법은 염소자리에서 시계방향으로 찾는 거예요. 염소자리도 어둡긴 하지만 물병자리보단 낫거든요. 황도 12궁을 차례대로 따라가다 보면 물병자리를 만날 수 있어요.
헬릭스 성운, 신의 눈
물병자리에서 가장 유명한 천체는 헬릭스 성운이에요. 별명이 '신의 눈(Eye of God)'이에요. 사진으로 보면 정말 거대한 눈동자 같아서 좀 무서우면서도 신비로워요.
이 성운은 행성상성운인데, 태양 정도 크기의 별이 죽으면서 만들어낸 거예요. 우리 태양도 언젠가는 이런 모습이 될 거라고 생각하니까... 뭔가 숙연해지더라고요.
물병자리 유성우도 있어요
7월 말경에는 물병자리 델타 유성우가, 10월에는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가 있어요.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 볼 만해요. 특히 델타 유성우는 남반구에서 더 잘 보인다고 하네요.
유성우 관측할 때는 물병자리 방향을 바라보면 되는데, 사실 유성은 하늘 전체에서 떨어지니까 그냥 편한 자세로 누워서 보는 게 좋아요.
물에 관련된 별자리들의 모임
물병자리 주변을 보면 물과 관련된 별자리들이 많아요. 물고기자리, 고래자리, 돌고래자리, 강(에리다누스)자리... 옛날 사람들이 이 부분을 '물의 영역'으로 생각했나 봐요.
실제로 가을철 이 부근은 밝은 별이 별로 없어서 좀 조용한 느낌이에요. 마치 고요한 물 위 같다고 할까요? 상상력을 발휘하면 그럴듯해요.
개인적인 물병자리 추억
저는 물병자리를 볼 때마다 대학교 천문동아리 생각이 나요. 선배가 "물병자리 찾아봐" 하길래 한 시간 넘게 찾았던 기억이... 결국 못 찾고 선배가 알려줬는데, 그때 느낀 건 별자리가 상상 속 그림과는 정말 다르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그 어려움이 오히려 매력인 것 같기도 해요. 쉽게 찾을 수 있는 별자리들과는 다른 숨겨진 보물 같은 느낌?
도시에서는 포기하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물병자리는 도시에서 관측하기 정말 어려워요. 광공해 때문에 어두운 별들이 다 묻혀버리거든요. 꼭 보고 싶으시면 깜깜한 시골로 가세요.
그래도 포기하지 마시고 도전해보세요. 일단 페가수스 사각형부터 찾으시고, 거기서 동쪽으로 천천히 탐색해보시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물병자리는 찾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찾았을 때의 기쁨이 큰 별자리예요. 가을밤 별 관측의 숨은 도전과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